본문페이지

교육소감

  • 교육안내
  • 교육소감
게시판 내용
이원준 선생님께
등록일 2019-04-15 오전 8:56:57 조회수 883
E-mail skstjstn000@naver.com  이름 윤선수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선생님 강연을 들었던 윤선수라고 합니다.

선생님 강연을 들으면서 제 자신도 많이 뒤돌아보았고, 장애인들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작은 고모가 정신지체 장애인이시라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고모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작은 고모는 20대 초반에 사랑하던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낙태까지 하게 되셨고,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께서 트랙터 사고로 갑작스레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으셨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아무도 고모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작은 고모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정신 장애를 앓게 되었고, 

정신 병원에 강제 입원까지 당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모든 불운한 과거를 뒤로 한 채, 이원준 선생님처럼 용감하게 이 세상에서 당당히 살아가고 계십니다.

 

저는 군대에 있을 때 항상 일주일에 한 번 작은 고모에게 전화를 드리곤 했습니다. 사실 그때는 작은 고모의 사연을

잘 몰랐고, 고모와 함께 사시는 할머니께 안부 전화 드리는 것이 목적이었지만요. 

 

고모는 저와 전화 통화를 하시고 늘 말미에 "선수야, 사랑한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모의 그 한마디가 그 어떤 위로와 격려보다 더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중요한 것은 사랑할 줄 아는 것이라는 점을요. 

비록 사랑이 장애를 없앨 수는 없지만, 장애를 뛰어넘어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됩니다.

 

장애인이시지만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시는 작은 고모에 비해서, 저는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내뱉기

어렵습니다. 

 

또한 이원준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이 사회의 부조리한 시스템에 대해서 분개했습니다.

작은 고모, 이 선생님, 다른 장애인 선생님들과 같은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곳에 강연 후기를 남기는 것이 잘못된 제도를 바꾸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작은 고모께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자주 연락하겠습니다. 

 

이원준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께(인생의 스승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필승!